고려대학교는 화학과 김종승 교수가 세계 최초로 생직교 화학 반응(생화학적 과정에서 원하는 분자와만 선택적으로 결합하는 반응)을 활용해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표적으로 삼는 광촉매(PC-Tz)를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.
성균관대 이진용 교수, 중국 선전대 밍 러 교수 연구팀과 함께한 이번 연구 성과는 미국 화학회(ACS)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‘미국화학학회지(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)’에 지난달 30일 온라인 게재됐다.
광역학치료(PDT)는 광감각제와 빛, 산소를 활용해 활성산소종(ROS)을 생성함으로써 종양을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비침습적 암 치료법으로 주목받아 왔다. 그러나 종양 내부와 주변 조직의 저산소증으로 인해 활성산소종 생성이 제한되면서, 치료 효율이 낮아지고 암의 완전 제거와 재발 방지에 큰 어려움이 있었다. 또한 기존 광감각제는 피부광과민증 같은 부작용으로 말미암아 환자가 빛 노출을 철저히 관리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다.
▲ 생직교화학 반응형 암세포 표적 광촉매를 이용한 산소 비의존적 정밀 암 치료 시스템 구축 이미지.ⓒ고려대
연구진은 산소 의존성을 배제하고 암세포에서만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새로운 광촉매 ‘PC-Tz’를 개발했다. 이 광촉매는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 핵심 요소인 NADH를 NAD⁺로 산화시켜 산소 부족 환경에서도 암세포의 에너지 생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.
PC-Tz는 미토콘드리아에서 생직교 화학반응을 통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며, 피부 투과성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근적외선 영역의 빛을 흡수해 광촉매 반응을 유도할 수 있다. 생직교 화학 반응을 활용해 광촉매를 활성화하는 시도는 세계 최초로 이뤄졌다.
이번 연구는 빛을 활용한 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.
PC-Tz는 암세포 사멸 기전 중 하나로 알려진 파이롭토시스(pyroptosis) 경로를 활성화해 암세포의 사멸을 유도했다. 캐스페이스 3(caspase-3, 단백질 분해효소 계열의 구성원)와 gasdermin E(GSDME)의 경로 활성화를 확인했다. 이 메커니즘은 저산소 환경의 종양 세포 내 아데노신삼인산(ATP, 생물학적 에너지 분자)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며 다세포 스페로이드(MCS)의 성장을 현저히 억제해 우수한 항암 효과를 입증했다.
김종승 교수는 "이번에 개발된 산소 비의존적 광촉매는 암세포의 에너지 대사를 억제함으로써 획기적인 암 치료 가능성을 제시했다"며 "빛을 이용한 암 치료 기술에 중요한 진전을 이룰 것"이라고 말했다.
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았다.
출처: 뉴데일리 경제